한때 사회의 해충을 제거하는 일을 해온 사람이 있습니다. 이름은 ‘조각’. 그녀는 60대 여성 청부살인업자입니다. 이 소설 『파과』는 바로 이 조각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킬러’라는 설정에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그녀의 삶 속으로 조용히 스며들게 됩니다. 그리고 깨닫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범죄나 액션을 다루는 소설이 아니라, 한 인간의 고독과 상처, 그리고 미약하지만 분명 존재하는 회복의 가능성을 담아낸 작품이라는 것을요.조각은 자신을 ‘방역업자’라고 부릅니다. 오염된 존재를 제거하는, 말 그대로 사회의 불순물을 처리하는 사람이죠.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누군가를 죽이는 일에 감정을 섞지 않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