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도 배웅도 없이조용히 스며드는 이별의 감정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그리고 헤어지는 건 삶의 일부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늘 준비된 것은 아니다. 『마중도 배웅도 없이』는 그러한 ‘예고 없는 이별’에 대해 박준 시인이 건네는 조용한 인사 같은 시집이다.마중도 없었고, 배웅도 없었다.이 한 문장은 시집 전체의 감정을 압축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시작과 끝은 어떤 예고도 없이 다가오곤 한다. 박준은 그런 순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그 안에 숨겨진 고요한 진심을 끄집어낸다.나는 그날 그 사람을 마지막으로 본 줄도 몰랐다.그는 이 시집에서 수많은 ‘마지막’의 장면을 꺼낸다. 너무 일상적인 한 순간이, 지나고 보니 끝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 때. 그리고 우리는 뒤늦게 그 순간들을 되새기며, 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