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한강의 언어로 기억과 상실을 꺼내보다세상의 모든 고요와 슬픔은 저녁 무렵에 깊어진다. 한강 작가의 산문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그런 시간의 구석에서 꺼내든 기억, 상실, 슬픔,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 그 이상이다. 마치 시처럼 흐르고, 마치 일기처럼 속삭인다.나는 저녁을, 차가운 서랍 속에 넣어 두었다.책의 제목처럼, 그녀의 문장은 부드럽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서랍’이라는 단어는 개인적인 공간이자 기억의 은유이고, ‘저녁’은 그리움과 마무리의 상징이다. 한강은 이 둘을 결합해 우리의 마음속 어딘가에 고이 접어두었던 감정들을 꺼내 보여준다.서랍 속에 넣어둔 저녁은 따뜻하지 않다.하지만 분명히 존재한다.이 책은 그녀가 살아오며 겪은 상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