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뉴스를 보다가도, 댓글을 읽다가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생각은 정말 내가 한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아주 교묘하게 심어놓은 것일까.
심리학자 프로이트의 조카이자 'PR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프로파간다'는 바로 이 불편한 질문에서 시작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선동과 거짓말에 관한 낡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는 정보와 감정, 분노와 확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조작되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읽다 보면 섬뜩할 정도로 익숙한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프로파간다는 단순히 정치 선전이나 독재 국가의 도구가 아닙니다. 저자는 프로파간다가 가장 강력하게 작동하는 순간은 사람들이 그것을 ‘선전’이라고 인식하지 못할 때라고 말합니다. 반복되는 문장, 감정을 자극하는 이미지, 단순한 구호, 그리고 우리 편과 저쪽 편을 나누는 서사. 이런 장치들은 생각할 시간을 빼앗고, 판단을 감정으로 대체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이미 설계된 감정의 흐름 위를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이 책의 가장 불편한 핵심입니다.
특히 인상 깊은 부분은 대중은 언제나 이성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가에 대한 설명입니다. 개인은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지만, 집단이 되는 순간 감정은 증폭되고 사고는 단순해집니다. 그래서 프로파간다는 복잡한 설명을 싫어합니다. 대신 쉽고 강한 메시지를 반복합니다. “우리가 옳다”, “그들은 틀렸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늦는다” 같은 문장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책은 이런 문장들이 왜 위험한지, 그리고 왜 그렇게 설득력이 강한지를 역사와 심리학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다가올 2026년, 세상은 어떻게 흘러갈까? 이코노미스트 2026 세계 대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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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가장 무서웠던 점은, 프로파간다는 반드시 거짓말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오히려 부분적인 진실을 이용해 전체를 왜곡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입니다. 사실 하나에 감정을 덧붙이고, 맥락을 제거하고, 반복하면 그것은 곧 ‘믿음’이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믿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생각을 검열하기 시작합니다. 불편한 정보는 무시하고, 반대 의견은 공격하며, 결국 자신이 선택했다고 믿는 사고방식에 갇히게 됩니다.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는 점이 이 책을 더욱 섬뜩하게 만듭니다.
'프로파간다'는 그래서 독자에게 단순히 속지 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속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하게 자유로운 사고가 아니라, 의심할 수 있는 태도라고 말합니다. 어떤 정보가 나를 즉각 분노하게 만들었는지, 왜 이 메시지는 이렇게 단순한지, 누가 이 감정을 통해 이득을 보는지 한 번 더 묻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생각을 멈추게 만드는 정보보다, 생각을 불편하게 만드는 정보가 오히려 건강하다는 말이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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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합니다. 뉴스의 제목이, 광고의 문장이, 댓글의 분노가 이전보다 또렷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조심스러워집니다. 내가 너무 쉽게 확신하고 있지는 않은지, 너무 빠르게 편을 가르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프로파간다'는 생각을 바꿔주기보다, 생각하는 방식을 되묻게 만드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적어도 하나는 분명해집니다. 가장 위험한 선동은 언제나, 나를 똑똑하다고 믿게 만드는 순간에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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