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부터는 숙제가 아니라, 내 인생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이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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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원 교수는 심리학 박사이자 상담가로서, 30년 동안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삶을 함께 성찰해온 인물입니다. 그의 저서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는 제목부터 단호하고도 위트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오십'이라는 숫자 앞에서 뒷걸음질치고, 이 나이에 뭘 새로 시작할 수 있을까 망설이게 되지만, 이 책은 그 질문에 분명하고 단단한 답을 건넵니다. "재미있게 살아도 괜찮다. 아니,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고.

이 책은 중년을 맞이한 우리에게 숙제가 아닌 ‘축제’로서의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오십이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살았던 시기를 마무리하고, 이제 나를 위해 사는 시간이다." 그 말은 들으면서도 마음 한켠이 뭉클해졌습니다. 지금까지의 인생이 남의 기대를 맞추느라 바빴다면, 이제는 내가 나를 위해 선택하는 삶을 살아도 된다고, 늦지 않았다고 이 책은 귀띔해 줍니다.

책에는 저자의 실제 상담 사례와 함께, 삶에 대한 통찰이 짧고 담백한 글들로 이어집니다. 읽는 이의 마음을 건드리는 문장들이 많습니다. "팔 위에 하나둘씩 책을 올려놓고 나중엔 무게를 못 이겨 책을 떨어뜨리는 내담자에게,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이 장면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안고 있는 삶의 무게들—가족의 기대, 직장의 책임, 사회적 역할—이제는 내려놓아도 된다고요. 우리가 인생을 버거워하는 이유는 그 무게를 구분 없이 짊어졌기 때문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재미’에 대해 자꾸 이야기합니다. ‘재미있게 사는 삶’이라니, 처음에는 좀 낯간지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재미가 절실하다고 말합니다. 나이 들수록 더더욱 재미가 필요하다고요. 그는 우리에게 ‘재미 목록’을 만들어 보라고 권합니다. 돈이 많이 드는 것도, 거창할 필요도 없습니다. 혼자만의 조용한 산책,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커피 마시기, 오래된 친구와의 전화 한 통—그런 사소한 순간들이 쌓여 인생의 온도가 달라진다고 말합니다.

이서원 교수는 우리에게 ‘인생의 중심’을 되찾으라고 합니다. 오십이 넘었다고 해서 누군가의 엄마, 아빠, 부하 직원, 윗사람 역할만 하며 살아갈 필요는 없다고요. 이 책은 끊임없이 독자에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디에 있나요?"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나요?" 그 질문들 앞에서 우리는 멈춰 서게 됩니다. 아,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살아왔구나, 깨닫게 되죠.

책의 마지막에는 독자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짧은 질문들이 등장합니다. ‘요즘 내가 가장 자주 웃는 순간은 언제인가’, ‘내가 가장 마지막으로 설렜던 건 언제인가’. 이 질문들을 따라 쓰다 보면, 어느새 내 안의 나와 조금 더 가까워져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타인의 기대나 사회의 기준이 아닌, 오롯이 나의 기준으로 내 인생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죠.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는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닙니다. 중년을 사는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그 마음에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한 편의 상담이자 응원입니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위로하고, 앞으로 남은 시간을 축제로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아주 좋은 시작이 되어줄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삶이 남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나를 위한 시간입니다. 오십부터의 인생은,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방식으로 채워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바로 '재미'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이 그러하듯, 우리도 그렇게 다시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중년여러분의
재미난 인생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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